이명박 대통령은 4일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집권 3년차 국정운영 기조와 핵심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연설에서 경제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었다면, 올해는 “서민들도 경제 회복의 온기를 체감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 박민규기자교원평가제 등 ‘MB식 교육개혁’을 좀 더 속도감 있게 밀고나가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4대강 사업을 기정사실화하고 세종시 수정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점 등은 ‘MB식 국정과제’는 여론과 무관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 주요 내용 = 이 대통령은 올해의 중점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우리 정부는 ‘일자리 정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신설해 한 달에 한 번 이상 직접 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가 총괄하고 있는 일자리 대책을 범정부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신년연설에서 ‘비상경제정부‘를 선포하면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신설, 운영해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직접 챙기겠다”며 교육개혁을 그 다음 과제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교도 선생님도 경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교원평가제와 초·중·고 학업성취도 공개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에 따른 지방의 반발과 부정적 여론을 염두에 둔 듯 지역발전을 위한 5년간 100조원 투자 계획 등을 거듭 약속하면서 혁신도시·기업도시 등을 조기에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이 지역의 일자리와 소득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선진일류국가로 가고자 한다면 모든 분야에서 선진화돼야 한다”며 법질서 확립, 선진 노사문화 정착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친기업 정책을 펼치며 노동 등 시민사회 각 분야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보다는 법을 앞세워 강경 대응을 하겠다는 예고로 읽힌다.

◇ 특징과 문제점 = 이 대통령은 이날 민생과 외교를 앞세우고, 갈등 요소인 정치·사회 분야의 개혁에 대해선 원칙적 입장만 제시했다.

일자리 등 여론의 관심 분야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외교 분야를 우선 강조한 모양새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것은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며 국민의 선택을 받은 만큼 집권 3년차인 올해 경제 분야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놓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신년연설의 핵심은 상반기 중에 비상경제체제를 끝내겠다는 부분”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교육개혁에 대한 강조는 현정부 들어 사교육비 절감 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지만, 교육현장과 학부모 등 국민적 불신이 여전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교육 분야는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조사 때마다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정책의 현실화 가능성이다. 일자리 창출, 사교육비 절감 등 ‘듣기 좋은 소리’는 많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 제시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당장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사교육 근절을 위한 구체적 대안은 전혀 내놓지 않았다. “구체성도 없고 실현 가능하지도 않은 말들의 나열”(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이란 지적은 그래서 나왔다.

더불어 정치·사회 전 분야에 걸친 선진화 개혁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국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갈등 요인이 될 분야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계획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개혁이란 이름하에 반대 측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